2008년 09월 08일
3할의 떠돌이 야수, 김주찬.
그 와중에 요즘 자이언츠의 1루를 맡고 계신, 제 유니폼 주인공이기도 한 12번, 주멘/주처님/주렐루야 김주찬 선수에 대해 미약하나마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아 뭐, 그의 스탯이나 타격 메커니즘에 대한 전문적인 썰은 아니구요, 그냥 의문점과 빠심이 적절히 섞인 그런 글이 될 것 같네요. (좀 깁니다)

이번 시즌 6월쯤부터, 김주찬을 보면서 늘 고개를 갸우뚱하며 했던 말이 있습니다. "홈런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물론, 4월말 목동 히어로즈 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근 한 달 간을 쉬었다고는 하지만, 시즌 초반 '주멘모드'를 구가할 때의 페이스라면 응당 한 두개쯤은 이미 치고도 남았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작년 5월 27일에(잠실) 첫 홈런을 신고하고, 군대 가기 전 시즌인 04년도에도 4월4일(대구)에 첫 홈런을 때렸는데 말입니다. 이번엔 시즌이 다 끝나가도록 아직 홈런 수가 0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홈런수에 집착(?)하는 이유는 장타력 때문입니다. 홈런이란 게, 장타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이잖아요. 장타율 계산에도 젤 비싸게 먹히고...여하간. 요즘들어 더욱 똑딱질로 연명하시는 우리 1번 타자이신 것 같아, 기록을 한 번 찾아보았더니 말이죠, 현재는 장타율이 0.362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홈런을 5개 때렸던 작년의 장타율은 0.348이었네요. (2루타, 3루타 기록은 얼추 비슷합니다.)
흠, 일단 현재로는 작년에 비해 딱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만약 지금처럼 단타 위주의 타격이 계속 된다면 작년의 수치에 수렴하거나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예상 수치까진 귀찮아서 패쓰...) 결코 높은 수치라고는 할 수 없죠.
그렇담, 올시즌 왜 주찬이의 홈런이 실종된 것일까요? 이유는 당연하게도, 모릅니다. ㅡㅡ;
주찬이를 떠돌이 야수라 명명하신 모 님께서는 두 가지 설을 제시하셨는데요....
1. 주찬이가 올 시즌 찍어치는, 그러니까 다운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2.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주찬이가 힘이 없다.
요렇습니다. 솔직히 저는 2번에 쉽게 동의하기가 어려웠음을 고백하는 바입니다. 몸의 근육(직접 벗겨본-_-//적은 없지만;;)과 통뼈를 조합해보면, 힘이 없다는 게 쉽게 믿겨지지가 않거든요-_-

장타율이란 타자들에게 언제나 높이 평가되는 수치이고, 매력적인 스탯입니다. 하지만 제가 김주찬에게 좀 더 높은 장타율을 바라는 건, 현재 팀 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입지와 관계가 큽니다.
시즌 중반 정수근의 이탈로 인해 롯데는 김주찬+이인구의 새로운 테이블 세터가 꾸려졌고, 그 결과는 현재까진 만족입니다. 아마도 김주찬은 그의 빠른 발 때문에 테이블 세터로 쭉 출장하는 것일 테지요. 그렇다면, '빠른 발'이 수위타자에게 요구되는 이유는? 당연히 득점확률을 높이기 위한 베이스러닝을 염두에 두는 것이겠죠. 1루에서 2루로, 2루에서 3루로, 단독 도루든 런앤힛이든. 그러나 불행히도 김주찬은 '복합 주루사를 복용한다'-_-는 루머가 돌 만큼 자신의 장점을 100%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2루에 가는 방법은 도루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장타가 2루에 좀 더 안전하게 안착하는 방법이죠. 만약 주찬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장타력을 보여준다면 그의 빠른 발은 금상첨화가 될 거구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수위타자에겐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출루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선구안이 하루 아침에 개선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 하지 않습니까. 주찬이의 경우, 선구안이 좋아지길 가장 먼저 바라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현실적으로 장타율을 높이는 것이 본인에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로써 3할 타율을 마크한 타자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처럼 보입니까? 만약 주찬이가 뚜렷한 자신의 수비 포지션이 있는 야수라면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제가 앞서 바란 것들은, 사실은 주찬이가 '떠돌이 야수' 의 불안한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 입단 초기엔 유격수였다가 3루수로, 외야수로, 그리고 지금은 1루에 -.- 어디에 갖다놔도 평균은 하지만 그 이상은 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당장 중견수 수비부터도 인구씨나, 극악의 타격슬럼프를 보이고 있는 승화, 만호씨에게까지 밀리는 판이니까요.
그렇다고 1루에 경쟁자가 없느냐? 당장 요즘엔 지명으로 나오지만 대호도 있고, 오늘 홈런을 친 박종윤마저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1루에 들어가게 되면 주찬이는? 외야로 가거나 아님 제외되겠죠. 지명으로 쓸 만큼의 메리트는 없으니까요.
해서, 그의 장타력에 대한 썰을 어설프게 풀어 본 것입니다.

잘 해도 무심시크, 못 해도 무심시크한 그의 모습에 반해 팬이 되었고 호쾌하게 타격을 할 때,(심지어 삼진도 시원한 헛스윙 삼진이 많죠-_-) 도루든 베이스 러닝이든 힘차게 달릴 때, 혹은 가끔씩 웃는 그의 모습에 팬심은 두근거립니다. 저에게 주찬이는 하도 까이고 까이는 게 불쌍해서 더 못 버리겠고,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그런 선수입니다. 그리고, 요즘 그가 보여주는 '떠돌이 야수'의 모습은, 아무거나 평균은 하지만 특출나게 잘 하는 건 없는 저의 평범한 모습과 점점 닮은 듯 하여 왠지모를 연민이 더 느껴지네요. 이런 식으로 또 야구에서 인생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걸요. 자이언츠 no.12 김주찬. 팬의 바람으로는 그가 앞으로 매년 업그레이드 되어 내가 사랑하는 팀을 당당히 이끌어 주었으면 합니다.

# by | 2008/09/08 01:19 | baseball - Giants ;) | 트랙백












































